연료전지 핵심부품 MEA 양산 설비
[가스신문 = 한상원 기자] 벤처기업이 글로벌 대기업들과 함께 일할 수 있으려면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소산업에서도 벤처기업이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 국가가 기술성을 보증해주는 수소전문기업 선정을 통해 향후 관련 산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최초이자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PTFE 멤브레인 기술을 개발한 기업 코멤텍을 탐방했다.
전라남도 영광 대마산업단지에 위치한 코멤텍을 들어서자 PTFE 멤브레인 양산 설비가 있는 본사건물을 포함해 연료전지용 PTFE 강화복합막을 생산하는 제2공장과 MEA, PEMFC 시스템 제작이 이루어지는 제3공장까지 총 3개의 건물이 보였다. 코멤텍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수도권 이전 기업으로 약 2천평의 부지와 공장들을 영광군 대마산업단지에 설립했다. 제2공장은 세계 최초 폭 800mm 연료전지용 복합막 생산 설비를 구축해 승용 뿐만 아니라 버스용 차량 복합막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제3공장에서는 연간 120만 셀 생산 규모의 PTFE 막-전극 접합체(MEA) 설비 및 건물용, 분산발전용 시스템을 제작한다.
기술력으로 반전을 이끈 강화복합막
TRANIA의 MEA
코멤텍이 개발한 PTFE 멤브레인은 고어텍스로 알려져있는 기능성 의류의 핵심소재로 현재 대기용 필터, 수처리용 필터, 기능성 의류, 연료전지, LIB·LIPB 분리막 등으로 적용되고 있다. 미국 기업 고어사는 1970년대 세계 최초로 PTFE 멤브레인을 개발한 이후 50여 년간 전 세계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연료전지용 PTFE 강화복합막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하는 국내 H사, 일본 T사 모두 오직 미국 고어사의 전해질막만 사용한다. 이 부품은 유일하게 국산화되지 못한 부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멤텍은 PTFE 멤브레인 제조 관련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10년 이상 국내 및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 개발을 하여 현재는 최대 생산 800mm 폭으로 양산 설비를 구축했다.
PTFE 강화복합막 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기술이 PTFE 멤브레인 제막 기술이다. 현재에도 미국의 고어사만이 유일하게 강화복합막을 공급하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코멤텍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내외 글로벌기업들과 공동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양산시스템 구축이 최종 목표였기 때문에 성능, 가격, 내구성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종 대량 양산 설비까지 구축을 하였다. 이외에도 상온, 상압 Barrier Discharge를 이용한 표면개질, 첨가제 분산기술 Mono layer 초박막 제막 기술 등 다양한 요소기술도 자체 개발, 최고 수준의 강화 복합막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그린 수소 생산의 핵심기술인 양성자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수전해용 PTFE 양성자 교환막을 개발했다. 유럽의 수소 전문 연구기관인 오스트리아 ‘Hycenta’와 2022년 6월에 NDA를 맺고 공동개발 연구를 진행했으며 새롭게 개발된 수전해용 강화복합막은 기존 180㎛, 280㎛ 가량의 두께로 사용되던 수전해용 양성자 교환막의 성능 및 내구성을 상회하면서 두께를 100㎛ 이하, 절반 가량 줄였다.
이로써 코멤텍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PTFE 강화 복합막을 비롯해 그린 수소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수전해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게 되었다.
연료전지 핵심부품 MEA 양산 설비 구축
연료전지용 PTFE 강화복합막을 생산하는 제2공장 전경
코멤텍은 최근 PTFE 강화복합막을 적용한 고성능 막 전극 접합체(MEA)개발에도 나섰다. 강화복합막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기에 성능, 내구성, 가격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MEA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으로 개발, 연간 120만셀을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였다.
성능 및 내구성, 가격 경쟁력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MEA를 만들기 위해 PTFE 강화 복합막과 전극의 상관관계가 키포인트인데 전극 코팅 방식도 기존의 Decal방식 및 직접 코팅 방식을 모두 적용 하였으며 안정화 공정 역시 진공 열처리 공정을 적용 생산 속도를 혁신적으로 개선, 양산 설비에 적용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PTFE 강화복합막을 생산하는 회사가 MEA를 만드는 회사는 코멤텍이 유일하다. 코멤텍은 향후 연료전지 시장에서 이러한 의도를 증명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소업계 전문가들은 소재, 부품, 장비 등 소부장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용 핵심부품인 MEA 기술의 선진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PEMFC 건물용, 분산 발전용 발전 시스템으로의 사업 확대
MEA, PEMFC 시스템 제작이 이루어지는 제3공장 전경
코멤텍이 PTFE 강화복합막에서 MEA까지 개발하게 되면서 이제는 직접 생산해내는 부품을 적용한 PEMFC 발전 시스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수소연료전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까지 코멤텍이 주력해 온 수송용 연료전지시스템과 건물용, 분산발전 연료전지시스템은 상이한 부분도 있지만 기술적 베이스는 같다. PTFE 강화복합막은 아직도 국산화가 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연료전지시장에서 원하는 성능 및 내구성을 확보한 MEA를 개발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이러한 부품을 이용해 만드는 스택 및 시스템에 성능과 내구성, 가격경쟁력을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이다. 해외 거대 완성차 및 관련 기술 개발 업체들도 쉽게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이러한 실정 속에서 업체 한곳이 짧은 시간 안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현재 수송용을 제외한 연료전지 시장의 문제가 바로 이곳에 있다.
현재 연료전지 시스템 시장은 시스템 내부에 들어가는 전반적인 부품에 대한 개발 없이 제어시스템에만 집중이 되고 있다. 코멤텍은 이 문제점을 바로잡고 안정적인 시스템 개발을 위해 부품 모듈화를 통해 개발을 진행했다. 부품 모듈화로 시스템을 생산하다보니 항시 운전이 가능하게 되었고 부품과 시스템에 대한 내구성 또한 확보하게 되었다.
이제는 국내 연료전지 시스템 업체들은 작은 시장을 두고 서로 경쟁을 하는 것 보다 업체별로 부품을 표준화하여 양산하는 형태로 방향성을 잡아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표준화된 부품을 공유하며 생산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고 향후 연료전지 시장에서 모든 업체들이 상생할 것이다. 결국 수소연료전지 산업이 이러한 방향성을 가져야 산업의 생태계를 중ˑ장기적으로 구축해나갈 수 있으며 수소 관련 업체들이 산업을 발판삼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코멤텍이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미력하게나마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인터뷰] (주)코멤텍 김성철 대표
“기술경쟁력 통해 정직한 기업이 목표”
PTFE 브랜드 개발·양산 설비 구축
기술적 완성 통한 가격경쟁력 우위
“수소연료전지에서 유일하게 국산화 되지 않았던 강화복합막을 국산화했어요. 강화복합막은 수소자동차 부품 중 국산화 되지 못한 1%죠. TRANIA이라는 브랜드를 자체 개발해 양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어요. 또한 MEA 제3공장 설립을 통해 소재, 부품, 장비 기업에서 시스템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어요. 급성장하는 글로벌 수소 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수소강국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이 흐름에 발 맞추어 동일하게 급성장할 수 있는 회사들이 필요해요. 그게 바로 코멤텍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이던 김성철 대표는 PTFE를 개발하며 2007년에 코멤텍을 설립했다. 20년이란 시간동안 PTFE라는 한 우물만 파온 그는 미세먼지 필터 분야를 시작으로 2015년 수소차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며 라인업을 넓혔다. 특히 2015년에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1기 보육 기업으로 선정되며 이듬해 수도권에 자리 잡았던 본사와 공장을 전남 영광 대마산업단지로 옮겼다.
“우리는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전해질막 시장의 도전자에요. 기술적 완성도를 통해 국산화에 성공하였고 PTFE 멤브레인 양산, 이오노머 국산화 등을 통해 강화복합막을 개발하여 원가를 절감시켰어요. 가격경쟁력에 상당한 우위를 가지고 있죠. 특히 기존 제품이 1m2에 200~300만원이라면 저희 제품은 반값이에요.”
김 대표는 국산화에 성공한 싸고 좋은 제품이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벤처기업이 숨 쉴 수 있는 문이 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벤처기업들의 기술 자체를 인정받기엔 큰 어려움이 있어요. 공신력도 떨어질 수 있죠. 하지만 정부에 인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일반인과 투자자들이 회사에 대한 신임이 커졌어요. 국가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소산업의 선도자로서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그는 코멤텍이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된 후 본사의 기술력을 인정받기에 수월해졌다며, 해외업체와의 접촉 때도 수소전문기업 인증서를 보여주면 신인도가 올라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술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정직한 기술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에요. 최근 정부 보조금에만 의존한 수소 관련 기업들이 있다는 좋지 않은 대중들의 시선들로 수소산업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어요. 코멤텍은 더 이상 수소산업이 왜곡되지 않고 하루빨리 기술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자리를 잡기 위해 선두에 설 것입니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에는 수소 관련 전문가의 인재가 다른 분야에 적다며 많은 인력을 신규로 채용하지 않고 소규모 실무위주의 전문화된 인력 및 지속적인 R&D투자, 설비의 자동화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가스신문(http://www.gasnews.com)